호빵으로 맺은 인연

“사랑의 온도”라는 말이 있듯이 우정도 온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2022.11.02 20:41 입력

<p><span style="font-size: 10.5pt;"> </span></p><div align="" style=""><p> </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center"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top:15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src="http://asiantimes.kr/PEG/16673892074827.jpg" width="700" align="absmiddle"></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8px;padding-right:8px;">▲좌측 조남 필자, 우측 친정 언니가 된 선배</div></td></tr></tbody></table><p> </p><p> </p></div><p><span style="font-size: 10.5pt;">1</span><span style="font-size: 10.5pt;">1년 전에 대학원을 다녔을 때, 학교 앞에 자주 갔던 호빵집이 하나 있었다. 추운 겨울에 김이 무럭무럭 나고 속이 꽉 찬 호빵을 하나 먹으면 보약을 먹듯이 온몸에 힘이 났었다. 무엇보다 그 호빵은 중국 고향의 만두와 맛이 너무 비슷해서 아직 한국 생활을 그리 오래 하지 않은 나에게는 더 특별한 음식이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5pt;"> </span></p><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size:10.5pt;"> 그러던 어느 날, 호빵집 앞에서 같은 학과에 다니던 선배 한 명을 만났다. 알고 보니 그 선배도 호빵집 단골 손님이었다. 그 당시에 우리는 같은 학과의 중국 유학생이었지만 학년이 달라서 거의 말을 나눈 적도 없었다. 하지만 학교가 아닌 그 호빵집 앞에서 만나니 어찌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호빵이 얼마나 맛있다는 이야기부터 고향, 학업, 남자친구 이야기까지 우리는 오랜 친구처럼 서로가 너무 반가워서 오후 내내 하하호호 이야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span></p><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size:10.5pt;"> </span></p><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size:10.5pt;"> 이렇게 호빵으로 시작한 인연이 어느새 11년이나 지나 지금까지 이어왔다. 하지만 그 친구는 이제 그냥 친구가 아닌 나의 “친정 언니”가 되었다. 가족이 모두 중국에 있어 홀로 한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서로의 친정 식구가 된 것이다. 출산 후 “친정 언니”가 소고기와 미역국 들고 우리 집에 달려와서 미역국을 끓여줬을 때도, “친정 언니”가 시어머니와 갈등이 생겨 하루 종일 나에게 고민을 털었을 때도, 10년이나 20년 후에 중국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함께 삶의 계획을 세울 때도 우리는 늘 서로의 힘이 되어주었다. 외국인 며느리라 명절이 되면 항상 외로움을 느낀 우리가 꼭 서로를 만나 “친정집”에 다녀왔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우리가 기쁠 때 함께 웃어 주고, 힘들 때 손을 내밀어주며 11년이나 함께 걸어왔다.</span></p><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size:10.5pt;"> </span></p><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size:10.5pt;"> 사실은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꾸리느라 정신없이 바쁜 우리가 평소에 자주 연락하는 편이 아니다. 하지만 한번 만나면 쉴 틈이 없이 하루 종일 수다를 떤다. 시간이 지나면 있었던 일을 다시 꺼내 말할 의욕이 없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 국밥집에서 국밥 한 그릇씩 먹으면서 5시간이나 이야기를 나누었던 우리가 늘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다.</span></p><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size:10.5pt;"> </span></p><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size:10.5pt;"> 뒤돌아보면 신기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친정 언니”와 나는 약간 정반대의 성향이기 때문이다. “친정 언니”는 사교적이고 활동적이며 운동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일주 동안 집에만 있으면서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심심하지 않은 스타일이다. “친정 언니”는 즉흥적이고 생각나는 대로 바로 행동하지만 나는 무엇이든 계획을 세우고 움직이는 편이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다른 우리가 늘 호흡을 맞고 마음도 통했다. “사랑의 온도”라는 말이 있듯이 우정도 온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서로를 대하는 온도가 딱 맞아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나는 이 소중한 인연을 감사하고 아끼며 우리가 모두 행복하길 바란다.</span></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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