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에 설립된 성균관대학교 교내단체 '배프'는 'Barrier-Free'와 'Best friends)를 합친 단어로, 팬데믹 상황에서 장애학우와 비장애학우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위 단체는 장애인의 고충을 이해하는 일방향적인 기존의 활동과는 달리 배리어 프리를 지원하는 각종 친목 프로그램을 기획해 관심사가 같은 장애-비장애 대학생이 어떠한 제약 없이 동등한 입장에서 동일한 경험을 통해 서로를 온전하게 교감·교류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장애’를 아픔이나 결핍으로 보는 시선에서 벗어나 하나의 개개인의 특성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한다.

 위 단체에서는 기획한 프로그램의 진행 방향과 의도가 적절한지, 그리고 장애학우 및 비장애학우의 니즈가 확실한지 등을 면밀한 자료조사를 통해 탐색하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얻고자 하는 기대효과와 성공지표 등을 다양한 방면에서 수립한다. 예를 들어 기획한 프로그램을 계기로 장애학생의 경우 장애 정체감과 장애 수용이 확대되었는지, 이를 통해 교내 생활 만족도가 향상되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비장애학생의 경우에는 장애수용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되었는지, 장애에 대한 인식과 고정관념이 타파되었는지 등을 연구한다. 단순히 일차원적인 교류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교내에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계속 기획해나가며 더 고차원적인 단계에서 배리어프리한 교내 문화와 인식을 구축해나갈 전망이다. 나아가 단체에서 주도적으로 기획한 프로그램을 소개하여 배리어프리한 대학사회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거나 배프라는 단체에 소속됨으로서 장애학우들의 자기효능감에 변화가 생겼는지 등도 함께 연구하며 학내 장애문화 구축을 위해 노력해나갈 계획이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 프로그램

 위 교내단체 활동의 목적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다.

1. 각종 배리어프리한 프로그램을 통한 교류의 장 마련

  다양성을 가진 장애, 비장애 학생들이 만나 서로의 시각과 관점을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고 좋은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을 토대로 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망을 만들어 인식변화를 도모하고 일회적인 교류와 공감이 아닌, 지속되는 교류를 형성할 수 있다. 기존의 친목 단체처럼 비장애 학생들을 일방적으로 도와주는 비장애 학생만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장애 인권과 권리만을 주장하는 단체가 아닌, 그들이 편견 없이 공평하게 교류를 나눌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2. 배리어프리 시설에 대한 접근성 확대 및 장애 인권 의식 증진

  장애인을 배려의 대상으로 보거나 인권이나 권리만을 다루는 교육적 성격의 프로그램보다는 장애, 비장애 학생들이 모두 즐기며 참여할 수 있는 교류 단체를 기획하고자 한다. 다만 모든 콘텐츠에는 배리어프리 관련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서 모든 활동은 장애 학생들의 배리어프리 시설에 대한 접근성 확대 및 비장애 학생에게는 장애 인권 의식 증진을 목표로 설정되었다.

3. 장애인 인권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장애 친화적 사고 독려

  장애 학생은 친목 관계를 형성하고, 비장애 학생은 친목 관계 형성함과 동시에 장애 대학생에 대해 공감하며 이해하며 장애인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가지길 기대한다. 기존에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반면, 배프 단체 활동을 통해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교류하고 의견을 나누며 여러 활동을 통해 각자의 생각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 이를 통해 추후 모든 학생주도적인 교과 및 비교과 활동에서 자연스럽게 장애학우의 입장을 생각해보며 장애 친화적인 사고를 하고, 이에 따라 장애학우들도 교내 구성원으로서 장애 편의 지원이 갖추어진 다양한 교내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한 교내문화가 구축되기를 기대한다.

 2022년 1년 간 배프는 총 8가지의 프로그램을 기획 및 운영하였다. 이에 관해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먼저 4월과 7월에는 교내단체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기 위하여 배프 구성원들과 두 주제를 가지고 토의 형식의 연구를 진행했다. 4월에 나눈 주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친목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진정한 친목이 이루어질까?>였고, 7월에 나눈 주제는 <정신장애인에게 해당되는 배리어프리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였다. 이 과정에서 배프는 다양한 관점을 도출하기 위해 연구 방식을 인식적, 제도적, 그리고 물리적 측면으로 세분화하여 자료조사를 실행했다. 열띤 토의 끝에 최종적으로 제시된 해결책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인식 개선 및 상호작용 증진 활동을 기획했으며, 이 예시로 저희가 한 이후 활동인 오픈 세미나와 배프 운동회가 있다.

 5월에는 '너의 목소리가 보여' 부스를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청각장애인들의 의사소통 방식과 장애학생을 위한 보조기기들을 소개함으로써 장애학생들의 생활 모습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기획되었다. 보조기기 설명 부스, 립뷰 마스크 부스, 수어 노래 부스를 운영하며 학우들이 배리어프리에 대해 제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었다.

 6월에는 배리어프리 게임을 직접 제작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지난 토론 활동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친목이 어려운 이유로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인프라의 부족이 제시되어, 위 활동을 진행하게 되었다. 총 13개의 아이디어 중 2종류의 게임을 선정해 게임의 규칙을 발전시키고 소품을 직접 제작해 함께 플레이하는 시간을 가졌다. 위 활동을 통해 ‘배리어프리’란 장애물을 뛰어넘어 동일한 즐거움을 느끼는 것임을 부원들과 공유했고, 활동을 SNS에 업로드해 동아리 외부의 사람들도 게임에서 제외된 배리어프리에 대해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8월에 진행한 '배투어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배리어프리한 투어 경로를 개발하게 하고자 기획되었다. 본 활동은 3주간 진행되었으며 13명의 참가자들이 4개의 조를 이루어 직접 계획한 배리어프리 투어를 진행하고, 영상으로 결과물을 공유했습니다. 배프가 이후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참가자들이 비장애인으로써 느끼지 못했던 배리어프리적 요소를 발견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장벽을 어떻게 하면 더 허물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9월에는 '배프로그'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배프로그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배리어프리하지 못한 브이로그 형식의 영상물의 문제점을 알리고자 기획되었다. 이에 참여자들은 캠퍼스 내 이동이라는 주제 아래에서 청각적 측면이 극대화된 에이로그와 화면의 배경과 자막 및 해설자막이 있는 배리어프리한 영상 콘텐츠를 제작했다.

 10월에는 '오픈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는 학생 참여형 토론회 행사로, 장애학우와 비장애학우 간의 새로운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후 만족도 조사를 진행하며 여러 긍정적인 의견과 다양한 제안 속에 오픈세미나 활동을 주기적 행사로 확대하자는 의견 역시 진지하게 논의되었다.

 마지막으로 11월에 진행한 '배리어프리 운동회'이다. 이 프로그램은 신체적인 활동 위주로 진행되는 교내 다른 운동회와는 달리 장애인도 참여할 수 있는 운동회를 만들어보고자 기획되었다. 배프는 장애학우들의 온전한 참여를 위해서 배리어프리 게임을 탐색하고 개발했으며 장애친화적으로 규칙을 새로 변경했다. 대부분의 학우들이 배리어프리 게임이 생소했는데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는 반응을 보였고, 학교의 공식행사로 발전시켜 장애학우에게 체육활동의 기회가 열리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제시해 주셨다.

이렇게 배프는 일년동안 다양한 활동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며 교내에서 장애학우와 비장애학우가 하나 되는 장을 열심히 만들어나갔고 이후에도 교내, 그리고 사회 전체가 더욱 배리어프리해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예정이라고 한다. 위에 소개된 배프의 활동이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 (@skku_bf) 혹은 유튜브(@skku_bf)에 방문하면 많은 사진과 영상자료들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