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관악산 입구 시계탑 아래서 관악시민대학원 원우들을 10시에 만나기로 했다. 날씨가 추웠다가 풀려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시계탑아래를 가득 메워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한 원우의 시간착오에 의해 연락이 되지 않자 하염없이 기다리던 다른 원우들은 먼저 올라가기 시작했다. 3년 만의 등산이어서인지 왠지 어색하고 또 알바를 하고 가던 터이라 복장 또한 편하지가 않았다. 원우들의 연령층을 감안하여 코스는 평탄한 길로 선택하여 올라가던 중 사람에 치여 올라가기조차 힘들었다. 한참을 가던 중 시간착오를 일으킨 원우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죄송해요. 11시로 착각을 하여서 여태 빨래하고 가족들 먹을 음식 준비하느라 이제야 무음으로 되어 있는 전화기를 봤어요. 저 어떡해요. 다른 모임도 모두 취소했는데···” 올라가는 계곡의 바위에 앉아 기다리겠다 하니 “버스에서도 달려갈게요.” 란 농담을 다 한다. 올라간 지 20분도 안 되어 우린 자리를 펴고 계곡물을 쳐다보며 바위에 앉아서 먹을 것을 꺼내기 시작했다. 과일, 곶감, 커피, 뻥튀기 등등을 꺼내어 먹고 있자니 계곡 옆으로 올라가던 등산객들이 모두 쳐다본다. ‘저 사람들은 올라가지도 않고 벌써 먹어?’ 아니면 ‘부지런들 하여 벌써 올라갔다가 내려 와서 쉬면서 먹네.’ 우린 후자이길 바란다며 한 바탕 웃으며 맛난 간식을 먹자니 기다리던 원우가 도착하였다. 올라가며 보자니 단체등산객이 산신제를 지내고 끝나서 음식을 나눠 먹는 모습, 간간이 산의 기운을 음미하느라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습들도 눈에 띄었다. 계곡 한 모퉁이에서 움트는 버들강아지는 꽃샘추위를 시샘하듯 보송보송한 털을 내놓고 나풀거리고 개나리과인 노란꽃은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봄의 전령사로 변신하였다.  ▲ 개나리과인 노란꽃이 활짝 피어 봄 기운이 느껴지는 순간  ▲ 안양유원지를 따라 늘어진 버들강아지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