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사 주최 동아·LG 다문화상' 시상식 후 주요참석자들과 수상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해로 6회를 맞은 ‘LG와 함께하는 동아 다문화賞’ 시상식이 14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LG-동아 다문화賞’은 건강하고 차별없는 다문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개인과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 주인공은 △다문화가족 부문 대상 취매이윈 씨 가족(서울, 중국출신) △다문화가족 우수상 카나니 무인 씨 가족(경기 파주시, 파키스탄 출신), 한수연 씨 가족(전북 익산시, 캄보디아 출신), 라술메또바 나조카트 씨 가족(경남 김해시, 우즈베키스탄 출신) △다문화가족 부문 특별상 홈소폰 씨 가족(경기 부천시, 캄보디아 출신) △다문화공헌 부문 개인상 권오숙 씨(경기 안양시 요셉마리아집 사회복지사), 멀얼게렐 씨(이주여성 소셜큐레이터, 몽골출신) △다문화공헌 부문 단체 러브아시아(이주민 법률 및 취업 지원 단체)가 수상하였다. 

다문화가족 대상과 우수상 수상자에게는 각 500만 원, 다문화가족 특별상은 300만 원, 다문화공헌 개인상은 500만원, 공헌 단체상은 10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아시안타임즈에서는 글로벌 소셜큐레이터로 '다문화공헌상' 개인 부문을 수상한 결혼이주 몽골 출신 멀얼게렐 씨(33.여)를 만나보았다. 

▲ 다문화공헌상을 수상한 멀얼게렐 씨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결혼이민으로 한국으로 온 지 12년 차인 몽골에서 온 멀얼게렐이라고 합니다. 몽골 대학교에서 관광경영을 전공하고 여행사에서 매니저로도 일했었습니다. 여행 다니는 것, 사진 찍는 것, 새로운 곳, 새로운 모험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으로 오는 것도 그리 망설여지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 '다문화공헌상'은 어떻게 받게 되신 건가요?

‘동아 다문화賞’공고를 보고 응모 신청서를 작성하고 제출했어요. 제가 활동한 일들을 열심히 적었는데요. 2주 정도 지난 후에 제가 수상자가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신청서에도 적었지만 제가 2009년부터 각종 SNS홍보활동을 했거든요. 심사하시는 분들이 제가 제출한 활동들을 자세히 검토하신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상을 수상하는 데 ‘글로벌 소셜큐레이터’활동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 아 그럼 ‘글로벌 소셜큐레이터’ 활동이란 무엇인가요?

우선 ’글로벌 소셜큐레이터‘는 다문화 전문 사회적기업 아시안허브가 이주여성들의 전문 직업인 양성을 위해 개설한 SNS를 통한 한국 기업을 알리는 홍보 마케팅 전문 교육 프로그램이고, 이 과정을 통해 전문 기술을 익히고 소셜마케터로 활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통번역 가능한 2개국 이상의 언어사용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글로벌 비즈니스의 홍보 마케팅 일을 도울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한국의 의료서비스를 받고 싶은 외국인이나, 한국 관광을 하고 싶은 외국인들에게 그들의 언어로 홍보하는 일을 할 수 있죠. 글로벌시대에 아주 필요한 직종이라고 느껴져요. 특히 한국에서는 저를 비롯한 결혼이주여성들이 이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위치에 있습니다.

▲ 글로벌 소셜큐레이터로서 부평지하도상가 ICT의 홍보 서포터즈 활동사진 (왼쪽 뒷줄 첫 번째 멀얼게렐 씨)

 ▶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되었어요?

몽골에서 관광경영을 전공하고 여행사에서도 일했었지만, 언어 문제로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서, 자신감도 떨어지고, 한국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지, 한국 사회에 어떻게 어울려 갈 것인지 늘 걱정만 했었어요. 제가 2012년에는 다문화 IT 방문 지도사 일을 했었는데, 컴퓨터를 하다 보니 한국인들의 블로그, 카페 활동 등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관광학 전공을 살려서 글을 쓰고, 몽골을 소개하는 블로그도 하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언어적으로도 부족하고,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방법을 몰랐어요. 그래서 독학으로 블로그를 시작해 보았지만 역시 잘 안 돼서 포기했었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아시안허브라는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교육과 취업지원 사업을 하는 사회적기업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보니 제가 관심이 많았던 블로그, 소셜 마케팅에 대한 전문가 양성교육이 있었습니다. 

집에서도 멀고, 아이까지 데리고 가야 해서 어려웠지만, 유명한 전문가로부터 제가 원했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다녔습니다. 강사님과 아시안허브 직원분들이 응원해 주시고 친절히 대해 주신 덕분에 어린아이를 데리고 가도 눈치 안 보고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 ‘글로벌 소셜큐레이터’과정에 참여한 후에 어떻게 되었나요?

글로벌 소셜큐레이터 교육을 받은 후 저의 하루는 무척 바빠졌습니다. 블로그하고, SNS페이지도 운영하고, 사진/동영상 편집 등의 배운 기술을 해보며 바쁜 만큼 하루하루가 즐겁고 활기찼습니다. 결혼이주여성 중 저같이 집에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분명 본국에서 많이 배우고 왔어도 한국어 의사소통이 어렵고, 취직도 어려워 스스로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아시안허브에서는 잘 이해해 주시고, 이주여성들의 자립과 꿈을 위해 그들이 원하는, 하고 싶은 교육을 다양하게 운영해 주셔서 저는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교육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창출해서 전문인으로서 취업으로까지 지원해 준다는 것이 좋습니다. 이주여성들의 잠재력을 발굴해서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전문성 있는 일을 만들어 한국에서 잘 적응하며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물론 저도 ‘글로벌 소셜큐레이터’교육 덕분에 SNS에서 글을 쓰는 일을 하게 되었는데요. 만약 제가 혼자였다면 꿈도 못 꿀 일입니다. 매일 반복 되는 육아와 가사에 지쳐 있던 저는 이 활동을 통해 집에서도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되고, 많은 기회가 열리게 된 것이 가장 큰 의미인 것 같습니다. 

▲ 멀얼게렐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TBN 라디오 공개방송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글로벌 소셜큐레이터’로서 부평지하도상가 I.C.T의 홍보 서포터즈 활동을 하던 중 TBN라디오 공개 생방송 무대에서 제가 한국에 와서 겪었던 일과 생각, 서포터즈 활동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무척 신기하고 기뻤습니다. 특히 몽골에 대해 소개 할 수 있어서 너무 의미 있었습니다.  

▲ 멀얼게렐 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수상하신 소감과 하고 싶으신 말 있으세요?

기분이 너무 좋아요. 제가 이렇게 활동한 것들이 좋게 평가 받았다는 사실도 또한 너무 기쁩니다. 한편으로 제가 이렇게 큰 상을 받아도 되나 싶기도 해요. 열심히 하신 분들도 많은데…. 그래도 다른 결혼이주여성들이 저를 보면서 용기를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아이 낳고 집에만 있다가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니 이렇게 하루하루가 달라요. 그래서 좋은 분들도 만나게 되고 상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오래 전부터 몽골어로 된 한국여행책을 쓰는 것이 꿈이었어요. ‘동아 다문화상’을 통해 한 걸음 더 다가간 것 같아서 가슴이 벅차요. 

상을 주신 동아일보와 기회의 문을 열어주신 아시안허브 여러분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모든 결혼이주여성들이 기억하고 포기하지 않고 정진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