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 정부(국가), 독재주의, 권위주의, 절대주의, 독재 폭군, 전체주의, 권력” 등의 단어들이다. �記� 칼럼에서 “위에 제시된 단어들의 본뜻을 미얀마로 바꿀 때 본뜻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라고 했다. 과연 그런가. 이 단어들의 본뜻과 미얀마어로 바꿀 때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지 분석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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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권위 power, authority [아나 āṇā]

*독재 정부(독재 국가) dictatorship, [아나신킷]

*독재주의 (despotism) [아나신산떠 ]

*권위주의(authoritarianism) [아나신산떠 ]

*전체주의 (totalitarianism) [아�w메 아나신 와다 ]

*절대주의(absolutism) [아�w메 아나 빠인쏘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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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어들 중에 “독재정부(국가), 독재주의, 권위주의, 전체주의, 절대주의”단어들에 대등되는 미얀마어가 있는데 이게 [아나 အာဏာ(āṇā)]라는 단어다. 미얀마어 [아나အာဏာ(āṇā)]는 “명령, 지휘, 권위, 권력 order, command, authority”의 뜻을 가진 빨리어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미얀마어 [아나အာဏာ(āṇā)]의 뜻도 원뜻과 같은 [아나အာဏာ(āṇā) 권력, 권위 power, authority]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제일 특이한 점이기도 하고 이 글에서 주목하고 싶은 단어는 “독재주의”와 “권위주의”이다. 이 두개의 단어를 미얀마어로 표현할 때 [아나신산떠] 라는 하나의 단어로만 표현된다는 것이다. [아나신산떠] 단어를 분석해 보면 [독재자 + 스럽다/주의 = 독재주의]로 해석할 수 있는데, 미얀마어에서의 독재자의 뜻풀이는 “대중의 동의없이 자신의 방식으로 통치하고, 권력을 행사하고, 명령을 내리는 등 모든 권력을 소유하고 통제하는 자”이다. 독재주의와 권위주의라는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의미를 갖고 있는 두 단어를 모두 [아나신산떠] 라는 한 단어의 미얀마어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명확한 의미 전달의 한계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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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주의despotism 국민의 합의에 의한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단독의 지배자가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정치사상.

*권위주의 authoritarianism 어떤 일에 있어 권위를 내세우거나 권위에 순종하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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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주의와 권위주의의 단어풀이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독재주의는 독재자가 단독적으로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고 “권위주의는 권위를 내세우거나 권위에 순종하는 태도”라는 점을 봤을 때 “권위주의”가 “독재주의”보다 더 작은 단위라고 생각한다.

“기초정치상식”사전에서는 권위주의를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권위주의(authoritarianism)는 정치 체제가 권력자의 힘인 권위를 내세우고, 권위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사고 방식 혹은 태도를 일컫는다. 특히 정부 관료나 지배 계층이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권력자의 권위에 따라 행동하는 태도가 특징적이다. 권위주의는 전체주의와 달리 하나의 통합된 이념이 중요하지 않다. 정치, 사회 영역에서 권력자에 반대하는 집단과 의견도 존재할 수 있다. 다만 권위주의 체제는 대중들이 정치에 무관심한 환경을 조성해 시민들의 사회 참여를 낮추려는 경향이 있다.**

*권위 [權威]authority

(1) 다른 사람을 통솔하여 이끄는 힘.

(2) 특정 분야에서 뛰어나다고 인정을 받고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능력.

이 두개의 단어를 미얀마 사회에 비춰 봤을 때 1962년 이후 독재국가로 타락한 이후 독재자들의 치밀한 계획과 세뇌 하에 미얀마 국민들의 내면에 스며들어 내면화된 것이‘권위주의”다. 예를 들어, 미얀마 국민들의 대다수가 불교를 믿는다. 불교 신자들에겐 가장 성스럽고 섬기고(귀의歸依) 모셔야 할 대상인 삼보(三寶)가 있는데 이는 ‘불법승_佛法僧’이다. 이 삼보는 부처님, 부처님의 가르침 그리고 부처님의 제자인 승려, 그것이다. 삼보(三寶)에 부모님과 스승(선생님)을 더 추가해 오보(五寶)로 만들어 신성시 하는 경향이 있다. 오보(五寶)를 섬기게 된 미얀마 사람들의 마음은 전통적으로 또는 대대로 전해져 내려 왔는데, 우리가 관습적으로 모시게 된 이 오보(五寶)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봐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 왜냐하면 사회에서 정해진 오보(五寶)사상으로 인해 일찍이 스승에 자리에 오르게 된 사람들은 ‘다섯 가지 보석’처럼 과연 제자들을 (따르는 자들을) 잘 가르치고 인도하고 있는가? 스승을 따라 배우는 사람들은 진심으로 그 스승을 존경하고 따르고 있는가? ‘나의 스승’이라는 이유만으로 우상숭배 하듯 맹신하며 맹목적인 추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때론 익숙한 것들도 한번 쯤 의심해 보고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오보(五寶)에서 나온 스승을 나는 두 가지로 나눠 보고 싶다. 하나는 교육적인 측면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 “스승”과 불교 신자들을 정신적으로 지도하고 인도하는 “스님”들이다. 물론 삼보 중에 승려가 나와있긴 하지만, 여기서 필자가 특히 강조하고 싶은 후자는 미얀마 사회 내에서 군부 독재자들과 한 배에 탄 테라와다(남방불교)스님들이다.

일부 권위주의적인 사고를 가진 미얀마 스님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남방불교 중에서 우리 미얀마의 남방불교만이 부처님의 교리를 잘 보존하고 있고 우리만이 부처님의 교리를 신도들한테 가르쳐 주고 있다. 우리 미얀마 불교가 가장 신성하고 유일하고 청정한 종교다.”물론 포교를 위해 자신의 종교가 최고라는 주장을 할 수는 있고 세계의 많은 나라들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주장이 절대적인 진리인양 타종교에 대해 배척하고 배타적으로 대해서는 안될 일이다. 21세기 어느 종교지도자가 5계율(살생 하지 마라, 거짓말 하지 마라, 도둑질 하지 마라, 음행 하지 마라, 술을 마시지 마라)안 지키는 자(불교 신자 아닌 사람을 뜻함)를 살인하더라도 큰 악이 되지않는다 라고 주장하는가? 21세기 어느 종교지도자가 타종교 지도자들을 초대해서 같은 테이블엔 앉을 수 없다 거부하고 무시하고 하대하는가? 21세기 어느 종교지도자가 공공연하게 남성우월주의를 조장하고 성차별을 정당화하는가? 이런 거만하고 오만하면서 권위적인 일부 미얀마 스님들의 부끄러운 행태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나 자성의 요구도 크게 없다. 마치 절대권력자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면서 부끄럽기까지 하다.

오보(五寶)중 하나로 이야기하는 미얀마의‘스승’과 ‘제자’와의 관계는 또 어떤가. 사제 관계 역시 스님과 신도와의 관계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가 싶다. 스승의 말씀은 절대 진리며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암묵적인 규칙이 존재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민주정부가 들어서고 대외개방이 되면서 세계적 흐름을 경험하면서 미얀마 사회의 많은 부분이 변화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교육적인 부분은 그 변화의 폭이 클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미얀마의 스승과 제자의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는 큰 변화가 없는 듯 하다. 필자와 필자 주변의 교육사업을 하는 젊은 동료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배움의 공간에서 조차 권위 만을 내세워 스승에 대한 정당한 비판 마저 막고 스승의 잘못에 대해서 눈 감아버리고 비판하는 사람에겐 집단 린치를 가하고 매도해 버리는 모습을 본다. 그러나 어느 조직보다 교육 현장은 고압적이고 강제적인 수직문화가 아니라 수평적인 관계에서 자유롭게 가르치고 배워야하는 하며 스승으로서의 존경과 권위는 자연스럽게 뒤따라 오는 것이다 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오랜 관습에 의해 이미 길들여진 기성 세대들은 변화에 둔감할 수 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치자. 하지만 미얀마의 미래라 할 수 있는 우리 젊은 세대의 교육자라면 윗 세대의 악습을 답습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옳은 방향이라면 시대적 가치를 쫓아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미얀마의 가정에서도 가부장적 문화를 배경으로 한 권위주의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미얀마에서 부모는 오보(五寶)에도 들어가는 성스러운 존재이며 수미산 높이만큼 은혜가 깊고 자녀가 평생 그 은혜를 갚아도 완전히 갚을 수가 없다는 속담이 있다. 미얀마의 이런 성스러운 부모님들은 “우리의 양육 하에 자라야 하기 때문에 너희들은(자녀들을 향해)우리가 하는 말을 무조건 따라야 되고 우리가 시키는 대로 해야 된다.”라는 생각이 사회에서 묵인된다. 물론 어른을 공경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우리에게 남아있는 미풍양속이고 자랑할 만 일이다.하지만 여전히 본인들의 자식이 ‘노동력’으로 인식하고 남아선호사상이 강했던 농경사회의 위계질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이런 문화는 하루 빨리 탈피해야 한다. 가정내에서의 가부장적이고 다소 억압적이라고 까지 느껴지는 이런 환경은 권위주의적일 수 밖에 없고 이것이 일반화된 미얀마에서는 별다른 거부감 없이 다음 세대로 대물림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나는 반론을 하고 싶다. 부부가 서로 원해서(아님 원하지 않든) 자녀를 낳기로 하고 그 자녀가 스스로 원해서 태어나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자녀가 독립할 수 있는 날까지 정성을 다해 키워주되 부모를 무조건 모시고 은혜를 갚아야 된다는 법은 없다. 그 자녀가 어른이 돼서 키워준 부모를 생각해 스스로 모신다면 감사한 일일 뿐이다.

정신 치료자 도수수아웅 말에 따르면 “이런 절대적인 은혜자의 입장인 부모는 자녀를 명령과 복종의 수직적 관계 하에서 성장시키는 것보다 자녀를 하나의 생명체와 인격체로 생각하고 가정 내에서 어떤 일이 생길 때 부모와 자녀가 한 자리에서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갈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소중한 인격체로서 성장했기 때문에 본인이 어른이 되었을 때 가정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스스로가 사회생활에서 적용해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종교, 학교, 가정은 한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세 축이다. 하지만 그 중요한 축들에서 진정으로 지켜져야 할‘권위’와 버려야할 악습인 ‘권위의식’ ’권위주의’는 혼재되어 있다.‘권위주의’의 또 다른 해석은 ‘အထက်အမိန့် သြဇာကို နာခံရမည်ဟု ယုံကြည်လက်ခံသူ’ 위에서 내린 명령 혹은 지휘권/권한을 복종해야 된다고 믿고 받아들이는 자’ 이다. 이 사전적 의미는 미얀마의 종교, 교육, 가정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고 권위주의 문화가 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깔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상위의 거대 권력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권력에서부터 우리 주변 시장통의 아주 작은 미시권력까지 권위주의의 그 뿌리는 깊다. 그럼 미얀마 권위주의, 그 시작은 어디일까? 조금만 생각해도 그 원인은 쉽게 유추해볼 수 있다. 제국주의 영국에 의한 57년간의 식민통치 시절과 3년의 군국주의 일본 식민통치가 그 시작이었겠지만 1945년 독립 이후 70여년에 가까운 군부독재의 영향이 가장 크다 할 수 있다. 상명하복의 수직적인 군대 문화가 긴 세월 속에 종교 안에서 학교 안에서 가정 안에서 우리 생활과 삶 전반에 내면화된 것이라 생각한다. 내면화 된 권위주의는 때론 폭력으로 때론 억압과 차별로 때론 착취로 그 모습을 달리하며 우리 사회를 후진화하고 있다. 2021년 군부 쿠데타와 그 극복의 과정에서 미얀마는 문제의식이 있던 종교간, 계층간, 민족간, 남녀 간에서 산적한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들을 했고 희생이 컸지만 일정 부분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쿠데타가 장기화 되는 이 시점에서, 지난한 일이 되고 있는 미얀마 혁명의 과정에서 우리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으면 하는 것이 앞서 장황하게 말한 ‘우리 안의 권위주의’다. 물론 필자도 인간사회라는 조직 내에서의 어느 정도의‘권위’는 분명 필요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권위는 어떠한 폭력을 행사하거나 상대에 대한 강제와 억압을 통해서 세워서는 안된다는 것이고 그것들을 통해 세워지는 것 또한 아니라는 생각이다. ‘권위’ 그것은 그저 믿고 따르는 사람에 의해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존경의 마음이고 그 마음들이 모여서 스스로 세워지는 것이라는 것을 세상의 모든 ‘권력’자들이 알았으면 한다.

참고

(1) 권위주의 체제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에 영향 미치는가?

(2) 한나 아렌트가 말하는 전체주의

(3) 극우 민족주의 승려들에게 군사위원회가 명예의 상을 올린다

(4) 독재자와 테라와다(남방불교)

(5) Ti_Da_Gu 의 자격 박탈이 봄의 혁명, 성공의 일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