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문화의 사전적 정의 '다문화'를 한자어로 바꾸면, 많을 ‘다(多)’와 ‘문화(文化)’라는 단어의 합성어임을 알 수 있다. ‘많은 문화’ 즉, ‘다양한 문화’를 지칭한다. 이 ‘다양한 문화’가 ‘가족’과 연결되면, ‘다문화 가족’이 되고, ‘사회’와 연결되면, ‘다문화 사회’가 되며, ‘신념’과 연결되면, ‘다문화주의’가 된다. ‘다문화 가족’은 서로 다른 민족, 인종,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한 가족을 이루어 살고있는 것으로 요즘,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 구성이라 할 수 있다. ‘다문화 사회’는 한 사회 또는 국가 안에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사회로, ‘단일 민족’과 구분되는 개념이다. 이에는 흑인, 백인, 황인 등 ‘보편적 인종 분류’ 뿐 아니라, 가톨릭, 프로테스탄트, 이슬람, 힌두, 유교 등 ‘종교적 구분’, 자본주의나 공산주의와 같은 ‘경제 체제’, 민주주의, 전체주의 등 ‘정치적 체제’와 함께 남성, 여성, 젠더와 같은 ‘젠더 이슈’도 포함된다. 더불어 ‘부유층’과 ‘가난한 사람’, ‘기득권’과 ‘사회 약자’까지도 다문화 사회에 대한 개념을 확장하는 주장이 있기도 하다. ‘다문화주의’는 다양한 문화적 주체들이 자신의 신념에 따라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인정하고, 함께 살 수 있는 제도적, 사회적, 문화적, 정서적 합의를 가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인종, 성별, 성적 취향이 다른 사람들이 소수자 집단으로서의 자기 결정권을 인정하고, 소수 집단만의 공동체 구성을 허용하는 것을 포함한다.
2. 우리가 살고 있는 다문화 사회(협의의 다문화) OECD에서는 한 나라 안에 전체 인구의 5% 이상 외국인이 체류하고 있는 경우 이를 다문화 사회로 규정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외국인 체류자가 230만 명을 넘어섰고, 미등록 체류 이민자를 합치면, 한국 사회는 사실상 ‘다문화 사회’가 되었다고 한다. 이는 다른 인종, 다른 민족이 한 국가에서 살고 있는 ‘다문화 사회’의 일부만을 적용하는 것으로, 한국 사회는 협의의 ‘다문화 사회’에 기반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사회는 현재 타 인종이나, 타민족의 유입으로 인한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만이 아닌 정치와 결합된 소수 종교인들과 이들의 편 가르기에 의한 정치적 갈등, 성(性)을 양성만으로 규정하고자 하는 이분법적 사고, 가난해서 사회적 서비스와 정보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불평등이 만연하고 있어, 사실상 ‘다문화주의’라기 보다는 국가나 민족, 일부 기득권의 강력한 동질성을 전제로 하는 ‘단문화 사회’라 할 수 있다.
3. 다문화에 대한 재정의의 필요성(인문학 기반) 다문화주의는 함께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방식을 인정하며, 포용하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데, 보편적인 권리를 가질 권리를 보장함으로 사회적, 문화적, 제도적, 정서적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행해지고 있는 온갖 형태의 차별과 불평등, 편 가르기, 고급 정보의 독점 등은 우리 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진전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다문화주의가 사회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차별 금지는 물론 평등의 제도화, 사회적 인식 변화, 소수자에 대한 지원, 기회의 평등을 통해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를 위한 조건, 과정, 결과의 평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다문화 정책 및 프로그램에 관여되어 있는 사람들은 다문화에 대한 소극적 개념에서 적극적 개념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인권을 기반으로 하는 다문화 인식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다문화 교육 기관은 다문화 관련 이해관계자를 인종, 국가 차원에서 벗어나 소수 집단 특히, 고급 정보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 성(性) 정체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 경제적으로 가난한 사람들, 사회적 약자들로 확대하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 조현민 / 한국국제개발지원단(KIDS) 대표. KOICS 부장. 전 한국해외봉사단원연합회(KOVA) 경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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