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달 공개한 ‘2022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다문화 학생은 16만 58명이며, 전체
초중고생 중 다문화 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라고 한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그중 하나는 언어 다양성을 인정하고 교육하는 이중언어교육이다. 이번
기획에서는 해외의 이중언어교육 사례를 소개하고 한국에서의 이중언어교육의 방향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중언어교육이란 ‘두 개의 언어를 사용하여 궁극적으로 학습자가 두 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여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교육으로 과정과 결과의 측면 모두에 초점을 맞춘 교육’이라고 정의된다. 이러한 교육은 세계화 시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서로 간의 의사소통을 위해 자신의 언어만 고집하기보다는 두 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을 함양해 소통 가능성을 높이고, 이주 등의 이유로 다른 언어 환경에 거주하게 되는 사람도 모국어를 지속해서 학습, 보존하는 언어적 권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이중언어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는 호주이다. 호주 연방 정부는 이주민의 모국어 지원정책이 사회적 통합과 개인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여, 1978년 연방 학교 위원회에서 ‘다문화 교육 위원회’를 설립하여 ‘연방 다문화 교육정책’을 수립했다. 이는 영어 이외의 언어의 학습과 보존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중언어교육 프로그램이며, 호주는 이러한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지원 등 국가적 정책 시행의 필요성을 명문화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교사의 자격에 대한 심의를 통해 프로그램의 질적 관리를 하는 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정책이 이뤄지고 있다.
다음으로, 일본은 공식적인 이중언어정책을 수립한 것은 아니지만 ‘다문화 공생 사회’를 위해 간접적으로 언어정책을 지원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아래로부터 위로’의 시행 체계를 가지고 지자체와 NGO, NPO, 자원 봉사단체 등의 민간단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공식적인 정규 교육 기관에서의 이중언어교육은 부재한 상황이나, 비공식적으로 사립학교 등에서 영어 이머전 교육, 한국어 이머전 교육, 중국어 이머전 교육 등 다양한 이중언어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또한, 지역의 교육 위원회나 지자체가 민간단체와 협력하여 ‘특별 교실’을 바탕으로 언어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제3차 다문화가족 지원정책 기본계획’에 따라 이중언어 활용 프로그램, 이중언어 부모 코칭, 이중언어 교재보급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중언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모이고 그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지만, 아직 일관된 방향성이 부재하여 영세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이중언어교육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먼저, 호주의 사례와 같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사회구성원들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국가적 차원에서 이중언어교육의 지향점을 설정하고, 일회적인 교육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이고 총체적인 이중언어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일본의 사례처럼 각 지역의 다문화가족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이중언어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정책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우리 정부에서도 학령기 다문화 자녀 학습 지원에 관한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다문화 청소년의 학습 지원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체계적인 이중언어교육을 위한 논의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해본다. 참고문헌 김춘수. (2021). 한국 이중언어 교육의 대상과 방식 확장을 위한 제언. 다문화사회연구 제14권 1호. 69-10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