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사업사례 기획시리즈 첫 번째로 만난 곳은 관악시니어클럽이다. 

노인일자리 전문 기업 관악시니어클럽은 960여명의 어르신들을 다양한 형태로 고용하여 노인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이번에 본격적인 리사이클링 사업 진출을 위한 협동조합을 준비하고 있는 관악시니어클럽의 조종현 대표를 만나보았다.

1. 현재 관악시니어클럽 내에 다양한 사업부가 활동하고 있죠? 어떤 사업부들이 있나요?

“현재 관악시니어클럽은 두부사업, 도시락사업, 쌀과자사업, 택배사업, 참기름사업, 밑반찬사업, 건강즙사업, 손뜨개사업, 행복수레사업, 청소사업, 공통작업장, 숲생태해설사업, 인력파견사업, 전통문화지도사업, 초등학교 급식도우미 파견사업, 현수막재활용사업, 재활용정거장사업, 하굣길안전지킴이 사업, 노노케어 등 약 22개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960여명의 어르신들과 함께 하고 있으며 모두 노인특화사업입니다. 얻어지는 수익은 대부분 어르신들의 급여로 돌아가게 됩니다”

 

▲ 폐현수막사업단과 조종현 대표

2. 현재 리사이클링 관련사업으로 주로 생산되는 제품은 어떤 것들인가요?

“현재 주로 폐현수막재활용사업단에서 만드는 제품들입니다. 다 쓰고 버리지는 현수막을 이용해서 시장바구니와 주머니, 화장품 파우치, 각종 인테리어소품 등을 만들고 있고, 커피원두포대자루도 이용해서 가방을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숙련된 저희 어르신들이 폐현수막과 커피원두포대로 만든 에코백은 요즘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3. 많은 기업들이 최근 리사이클링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관악시니어클럽만의 차별성이 있을까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희 관악시니어클럽의 리사이클링 제품이 품질 면에서 특별히 더 뛰어난 제품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는 여타 리사클링제품(특히 에코백)등이 시장성 있게 공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요. 하지만 저희 관악시니어클럽은 다른 제품들과 다른 사회적 미션에 남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100세 시대의 아직 일하실수 있는 어르신들이 사회에서 기회를 잃고 뒷방 늙은이가 되거나 퇴물 취급을 받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분들을 당당히 사회 참여 일원으로 진출하게 돕는 것은 우리 사회에 활력이 되고 사회안전망은 확충될 것입니다. 

저희의 차별성은 제품에 깃든 사회적 미션입니다. 그리고 관악시니어클럽은 이 미션을 향해 꾸준함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 조종현 대표가 커피원두자루로 만든 가방을 들어 보이고 있다.

 

4. 지금 협동조합을 준비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협동조합을 생각하게 되셨나요? 

“기존 저희 개별적이었던 에코사업단(손뜨개사업단, 폐현수막재활용사업단)들을 묶어 ‘실버에코협동조합’(가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을 생각하게 된 것은 첫 째로 리사이클링, 에코제품의 시장이 한 마디로 레드오션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에 저희가 사회적 책임과 공익성을 가지고 판로를 찾고 수익화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사회적협동조합이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청, 구청 등 정부기관과 사회적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사회적경제는 어르신들이 자립할 만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형태라 판단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협동조합 형태로 이 사업을 독립시켜 효율적으로 어르신들의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회사나 기업으로 진출하기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협동조합으로의 진출은 소규모의 작은 상공인단체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생산을 주도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세 번째로는 향후 일선에서 은퇴하실 고학력 어르신들에게 경영과 기획을 함께 부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분들의 노하우로 인해 전문 인력이 양성되고 또한 에코 전문가 양성으로 시니어 강사단 구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5. 그동안 에코제품을 만드시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무엇입니까?

“초기에는 현수막의 재료 특성상 먼지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작업환경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조성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여유 자금이 없다보니 직원들 인센티브의 일부로 환풍기와 공기청정기를 비치하여 시설을 보강했습니다. 원래 저희 회의실이자 제 개인공간으로 사용하던 장소를 작업장으로 바꿔서 하다 보니 원체 좁은 작업장이었는데 사람과 장비가 늘어 갈수록 비좁아 졌습니다. 물량이 많이 들어올 때에는 미싱 등 장비 놓을 자리도 부족해서 다른 곳으로 넘기거나 아니면 여러번에 나눠서 작업해야 해서 생산량에 제한이 있습니다. 이렇게 생산량이 낮으면 당연히 매출도 낮아지고 어르신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적어지는 것이 가장 아쉽고 어려운 점입니다. 생산성과 양을 늘리기 위해 넓은 장소를 물색하고 있기는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현재는 작업장 마련 자금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 회사 슬로건이 새겨진 에코백

6. 사업을 하시면서 시니어들이 하기에 어려운 만큼이나 장점도 많을 것 같은데 어떤 장점들이 있습니까? 

“어르신들의 장점은 책임감과 열정입니다. 제가 25년째 노인복지 일을 하면서 확인한 것은 어르신들이 열정이 없으실 것 같지만 젊은이들보다 더 강하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 열정과 책임감을 들어낼 기회가 없었을 뿐이죠. 자식들이 나가지 말고 쉬시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뿌리치고 몰래 나오시는 분들도 많아요. 어르신의 자녀들 중에는 공무원이나, 방송국 PD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생활비에 어려움이 없으신데도 나오십니다.

처음에는 어르신들의 이런 활동을 그렇게 좋게 보지만은 않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활동이 안정적이 되고 수입도 나오니 소문이 나서 점점 오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어르신들의 돋보이는 책임감과 넘치는 열정 때문입니다. 비록 처음에 빨리 배우시지는 못하시지만 점차 숙련되시면 몸이 기억해서 꾸준히 해 나가십니다. 홍보도 열심히 하시고 이젠 신경 안써도 스스로 알아서들 척척 하십니다”

7. 벤치마킹하고 있는 기업이나 협동조합이 있나요? 

“딱히 벤치마킹하는 곳이라기 보다는 먼저 지역사회의 봉제공장업체들이나 에코제품에 경험이 있는 다문화전문 아시안허브와 같은 사회적기업들과 협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전에 폐현수막으로 만드는 물통주머니 주문이 왔었는데 납품 기일이 촉박하여 급히 봉제공장과 협업 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창업보육센터 등 지역사회와 연계해서 함께 커나가기를 소망합니다”

8. 앞으로의 포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희 관악시니어클럽은 ‘아름다운 효도는 일자리를 드리는 것’이라는 모토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드려 보람을 찾게 해드리는 것이 저희의 목표이자 포부입니다. 어르신들에게 드리워져 있는 부정적인 인식들을 개선하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어르신 일자리사업을 해나가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매년 어르신들의 면접을 보면 갑자기 건강이 안좋아지셔서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때가 제일 마음이 아픕니다. 모두 건강하셔서 내내 저희와 함께 일하셨으면 하는 바람과 또 더 많은 어르신들이 함께 하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폐현수막사업단에서 어르신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