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7일과 8일 '전국민 예매 전쟁'이라는 별칭이 붙은 설 승차권 예매가 이뤄졌다. 지난 24일부터 기차역과 고속도로를 가득 메운 사람들이 한국 최대의 명절인 설날의 풍경을 만들었다.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나거나, 조용히 휴식을 취하거나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찾는 모습들 한국에서 최대의 명절인 설을 보내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음력 새해 앞에 '최대 명절'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웃나라는 베트남이다. 베트남어로 '뗏' 으로 불리는 설날은 한국에서와 같이 새해를 축하하는 의미를 갖는다. 베트남인들은 한국과 같이 친지들을 만나 전통음식을 만들고 제사를 지내며 연휴를 보낸다. 보통 7일 정도의 긴 연휴를 즐기고, 개인사업체나 음식점 등은 앞 뒤로 연휴를 더 가지는 경우가 많아 14일 정도의 연휴 기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매년 뗏 기간의 휴일은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에서 여러가지 안을 만들어 사회 제반 상황, 경제적 상황 등을 고려하여 결정된다. 올해는 23일에서부터 29일 총 7일을 뗏 연휴로 기념한다. 

베트남은 설날에 귀성 전쟁이 벌어지는 것도 우리나라와 닮았다. 베트남의 남북으로 길게 뻗은 모양새와 교통사정으로 인해 400 킬로미터 가량의 거리, 즉 평소라면 4시간 30분에 갈 수 있는 거리를 하루를 꼬박 걸려 가게 된다. 버스가 직접 들어가지 못하는 길도 있어 귀성 인파 중 일부는 본인의 오토바이를 분해해 버스에 싣고 다시 종착 터미널에서 이를 조립하여 고향 집까지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우리와 비슷한 설 풍경은 중국 이주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고 민족 단위로 모여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의 명절을 보낸다. 

캄보디아에서는 일년 중 세번의 설날 연휴를 보내는 것이 유명하다. 처음은 양력 1월 1일에 보내는 '신정'으로 다른 여러 나라들과 같이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와 같은 음력 설날은 국가의 공식적인 휴일은 아니지만 중국계 이주민의 영향으로 비중국계도 모여 함께 축제를 즐기기도 한다. 마지막, 그러나 가장 중요한 설날은 캄보디아의 가장 큰 명절이라고 할 수 있는 '쫄츠남'(Chaul Chnam Thmey)이다. 4월 13일에 시작하여 4월15일까지 공식적인 휴일로 지정되어 있지만 앞뒤로 2주 정도 길게 명절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 캄보디아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들썩인다. 

 

 

미얀마에서도 캄보디아와 같이 4월에 새해 축제를 즐기는데 이때는 띤잔 물축제가 벌어진다. 띤잔은 남녀노소, 계층과 상관없이 전국민이 즐기는 물 축제로, 물로 액운을 씻어내고 한해의 건강과 무운을 빈다는 의미를 가진다. 미얀마도 역시 띤잔 축제 전후로 휴일이 지정되어 있어 민족의 대이동이 벌어지곤 한다. 

한편, 이슬람 문화를 갖는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라마단 직후인 '르바란' 을 가장 큰 명절로 보낸다. 이때에도 역시 1주일 가량의 휴일이 이어져 민족의 대이동이 벌어진다. 르바란 전에는 1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보너스'도 지급되어 전국이 들썩이는 풍경을 관찰할 수 있다. 이슬람력으로 9월에 해당하는 시기이며 보통 양력으로는 6월 정도에 이뤄진다.